뉴욕, 세 남자, 그리고 노래 바구니, Ivy, Tahiti 80의 프로듀서 앤디 체이스(Andy Chase) 프로듀스. 그레이 레이스(The Grey Race)의 데뷔작.

의심할 여지없는 사운드를 펼쳐놓았다 4/5 - Paste Magazine
빛나는 데뷔앨범의 등장! - Magnet
무르익은 밴드 음악의 절정 - CMJ

뉴질랜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존 달링(Jon Darling/v,g), 뉴욕토박이 제프 힐(Jeff Hill/b),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에단 유뱅크스(Ethan Eubanks/d). 지구의 모서리들에 있던 세 남자가 뉴욕에서 하나의 ‘밴드’가 된 것은 어쩌면 길고도 긴 기다림이었다. 10년 이상 음악에 몸담고 있던 그들의 동반 외출(?)은 작은 방에 둘러앉은 것부터 시작됐다. 홈 레코딩이라지만 이 프로들이 짜놓은 사운드는 조금도 헐겁지 않으며, 다양한 악기를 통한 효과까지 세심하게 조율하여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존이 기타를 연주해줬던 트레이시 본햄(Tracy Bonham)과 줄리아 달링(Julia Darling, 존의 여동생이기도)도 참여한다. 이렇게 세 남자와 친구들이 쏟은 노고의 결과물들이 2007년 여름에 낸 EP와 9월에 발표한 풀렝쓰 ‘Give It Love’이다.

‘Stop Inside Your Start’가 제목과 달리 뜸들이지 않고 ‘Give It Love’로부터 바로 걸어 나온다. 매력적인 남녀 보컬의 하모니가 그 사이를 비집고 흐른다. 전형적인 밴드 사운드인가 싶더니 표정을 바꾸곤 내성적으로 기타를 어루만지는 소리가 이어지면서 ‘Jumping In’의 낮은 읊조림이 누군가의 방을 위로하듯 채워준다. 낭만적인 ‘Try Not To Think’이나 ‘Through Your Eyes’에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한다. ‘The Johnsons’처럼 어딘지 쓸쓸한 팝송이 있는가하면 베이스의 둥둥거림과 드러머의 어깨움직임이 보이는 듯한 ‘Goodbye to You’와 ‘Lights Out’이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행운이게도 한국반에만 실린 EP 덕분에 우리는 늦었지만 한꺼번에 그들의 시작과 완성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세 남자의 젊음과 경험이 한데 엮인 음악은 그래서 사랑스럽고 아늑하다. 음악에 몸을 담그는 행위는 중독이고, 어떤 식으로든 포기와 희생을 전제로 한다. 그건 사랑과 너무 닮아있다. 그레이 레이스의 ‘Give It Love’는 짧지만은 않았을 자기네 삶을 ‘세 남자의 노래바구니’로 키워온 이들의 사랑이야기다. 창문으로 가끔 푸른 잎이 날아 들어오는 방에 세 남자와 친구들이 둘러앉은 풍경을 상상해본다. 중요한 것은 이런 광경들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들의 노래 또한 햇살 좋은 오후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도 좋을 멋진 상상과 멜로디를 누구에게나 던져주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순간, 이야기의 배경은 뉴욕 브루클린을 훌쩍 벗어난다.

1. Stop Inside Your Start
2. Cracks
3. Try Not To Think
4. Jumping In
5. Goodbye To You
6. On The Chin
7. From Me To You
8. The Johnsons
9. Through Your Eyes
10. Straight For The Middle
11. Lights Out
12. Bottom (Bonus Track)
13. Care Of Cell 44 (Bonus Track)
14. Screamings Not An Option (Bonus Track)
15. Dust (Bonus Track)